첫눈(2016.11.25.1200~ )

첫눈
 
금년에 첫눈! 2016년 첫눈이 내리는 광경인듯하다. 금년들어 눈을 제대로 보기는 처음 인듯하다.
어린시절 자고 일어나 수북하게 쌓인 눈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언제 배웠는지 눈을 뭉치고 눈사람을 만들다가 손이 꽁꽁 얼어 어머님이 앞치마로 감싸고 손을 녹여 주시던 행복하고,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 생각난다. 벌써 내가 그 시절 어머님 나이가 되어 있다.
강원도 미시령고개에 수북하게 쌓인 눈과. 영화 속 눈보라가 공기의 차가움이 그대로 전달되는 그 장면이 언젠가 대관령 고개고개 눈길에서 승용차가 미끄러지던 생각에는 지금도 끔찍한 생각에 몸이 움추려 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눈은 용평에서 본 눈사람과 눈조각 얼음조각의 눈축제 인것 같다. 옛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강원도 고개를 넘으며 소나무에 걸터앉은 눈이 떨어질까 아쉽다가도 한편으로는 소나무 가지가 부러지고 쪼개 질까 소나무가 애처로워 긴 장대로 눈을 틀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였다. 하얀 눈밭의 늘씬한 소나무들은 얼마나 운치가 있었는가? 기억 속 겨울 풍경의 한 장면을 차지한 이색적인 장면, 지금도 그 눈에 덮힌 나무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으로 달려 가고 싶은 마음이다.겨울이면 더욱 빛나는 풍경이 하얀 눈 그리고 그 안에 눈부신 흰 살을 드러내며 늘씬하게 뻗은 나무들이 그려내는 '겨울동화' 같은 장면이다.
그렇게 하얀 눈 사이를 채운 뽀얀 나무들은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우리들에게 생경하면서도 익숙한 겨울 이미지를 제공했다. 나아가 자연스럽게 '언젠가 한번쯤 이런 겨울 풍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벌써 눈이 그치나 보다 눈발이 가늘어 지고 있다. 흰 눈밭에서 흰껍질 표피를 가진 나무를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설경을 더욱 빛나게 하는 그의 정체는 자작나무다. 키가 훤칠하고 적어도 10m,15m,20m, 빛나는 하얀 나무줄기를 지닌 자작나무를 보고 있으면 괜히 언젠적 멋진 추억으로 생각이 달려간다. 아직도 내나이 10대라면 자작나무 흰 껍질에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사랑의 고백 편지라도 남겨보고 싶은 생각이다. 하얀 표피에 자작나무 숲은 '숲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했다.
내가 아는 자작나무 숲은 강원도 인제의 자작나무 군락지는 응봉산 수산리와 원대리 2곳이 있다. 더 많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는 곳이라고는 두곳 뿐이다.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자작나무는 가구를 만들기 좋다. 하얗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였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붙었다. 또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그의 표피는 예로부터 종이 대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적는데 썼다고 한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알려졌고 경주 천마총 말안장을 장식한 천마도의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다. 자작나무는 추운 곳에서 자란다. 대부분 중부 이북의 산간지역에 자리하며 남한에서는 태백. 횡성. 인제 등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 볼 수 있다. 그중 인제는 대표적인 자작나무 군락지로 꼽힌다. 눈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자작 나무이야기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사람도 같은 사람이 없고, 나무도 똑 같이 생긴 나무는 단한주도 지구상에 없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모양이 다 제각각이다. 아름다운 지구촌이 더 아름답고 더 가치가 있는 것이 다양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눈의 기본적인 구조는 육각형이다. 이 육각형 구조에서 기온과 습도 바람의 이동으로 같은 주위의 작은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하여 모두가 제각각 인듯하다.
핸드폰에 검색을 해보니 눈의 모양은 6천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하긴 6만가지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하다. 수증기가 얼음 알갱이에 잘 달라 붙을 수 있게 기온이 높고 수증기의 양이 많으면 모양이 아주 다양해 진다고 한다. 겨울은 겨울 다워야 한다는 옛 어른분 들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러나 추위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과 나무꾼과 동물들 곤충들 나무들에게는 따뜻한 여름 만한 계절이 없는 듯하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나무 뿌리와 물

자연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식물의 동물과 차이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