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나무들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는 앞에서 이야기한 여러 가지 이유도 많다.
소나무, 참나무, 여러 과일나무. 자작나무, 잣나무, 버드나무까지 좋아했다.
요즘은 아까시아 나무도 볼수록 고맙고 사랑스럽다 단지 까시 있지만 까시가 있는 나무처럼 독성이 없고 순하고 사람에게도 유익을 주는 나무도 없는 듯하다. 까시로 말하자면 엄나무는 얼마나 까시가 날카롭고 강하고 엄하게 났는가? 오죽하면 이름이 엄나무일까 그렇게 가시가 엄하게 났다는 이야기다. 지구상에 수 많은 각각의 나무가 있지만 어느 하나의 나무보다 그냥 모든 나무를 나는 좋아한다. 이름도 모르고 그 나무의 특별한 성질이나 쓰임새도 모른 채, 걸어가거나 산행을 하고 등산을 하며 하산을 할때도 그리고 차를 타고 지나칠 때의 그 스치는 느낌 까지도 좋아한다.
활엽수는 활엽수대로 침엽수는 침엽수대로 관목은 관목대로 좋아한다. 꽃이 피든, 안피든, 열매를 맺든 안맺든, 나무라고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구체적인 것이 아닌 두루뭉실한 나무들의 어울림이 좋다. 그 중에서도 이제 막 가지마다 물오르는 연두빛 새싹들이 돋아 날때면 그 오묘함과 신기함이 때로는 기적처럼 심장을 고동치게 하고 나를 흥분하게 한다.
어떤 나무이기 이전에 어떤 꽃이 피기 이전에 이제 막 자기를 드러낼까? 말까? 새싹이 움직인다는 생각에 새싹을 내려고 하는 발버둥은 뱃속의 애기처럼 신비스럽다. 이들의 새싹이 잘트고 잘자라기를 바라는마음 기도 하는 마음이다.
산모의 부른 배를 보면 나도 모르게 기도하는 마음이다. 남자도 좋고 여자도 좋다. 건강하게 태어나 이 세상에 귀하고 소중한 선한 역할을 할 훌륭한 사람이 되어 달라고......
어떤 아이가 태어날까 이리저리 생각해보는 두근거리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
우주의 생성 처럼 신비로운 축복의 징조처럼 마음껏 상상을 하면서 축복해본다. 그 설레임.
내가 우리아이들이가 뱃속에서 자랄 때 얼마나 간절히 기도 했는가 아무도 몰래 진심으로 진정으로 건강하고 착하고 훌륭한 아이가 태어나게 해달라고... 성질이 나도 참고, 그저 좋은 시간 좋은 생각으로 창조주에 대한 감사함과 두려움으로...
여하간 얼마 없이 소한 대한이 지나고 입춘이 되는 것을 나무들은 먼저 알고 봄 바람을 맞이 할 것이다.
봄바람은 언제나 더 매섭고 차가운 바람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어린 싹이 태어날텐데 훈훈한 바람도 감기를 몰고 올까 걱정인데 차가운 봄 바람이야 얼마나 새싹에게는 추울까 하는 마음이다. 새싹이 봄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야 말로 마냥 호기심어린 눈으로 안스런 마음이였다. 혹이나 영하로 날씨가 떨어질까 조바심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봄이면 봄마다 새싹이 트는 모습에 산책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가장 기다림으로 충만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어지간히 주변의 나무들이 자라서 면역성도 크고 나보다 더 어른 스럽기만 하다. 오히려 내가 그놈들에게 응석을 부려도 웃고 마는듯하다. 대견스럽다. 나무라고 발음할 때마다 떠오르는 느낌은 나무는 남처럼 산다는 생각이고 그리고 나무는 언제나 나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장 소중한 벗이되어 주기도 하는 나무이다. 나무 하나 하나의 개별적인 것이 아닌 나무가 탄생하기 이전의 그 어떤 원시적인 느낌, 잎이 나고 꽃이 펴서 자기가 무슨 나무라고 개별적 존재를 표현하기 전까지의 어머니의 탯속의 애기 같은 마음이다. 나는 그 나무를 그리워하고 그 나무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나무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아침은 아침대로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상상해 본다. 우리나라 나무들은 해마다 새롭게 탄생하고, 해마다 새로운 잎과 새로운 꽃을 피운다. 따스한 봄바람은 불고, 강물은 여지없이 흘러가고 해는 날마다 서산에서 서해에서 붉게 진다. 나무는 그 모든 것을 날마다 보고 느끼면서 가슴으로 안고 품는 삶을 사는듯하다. 나는 산을 자주 많이 바라보고 선다. 산은 나무들이 사는 마을이다. 작은 산은 나무들의 작은 마을인듯하고, 큰산은 나무들의 많이 사는큰 도시인듯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사는 서울 처럼 우리고향의 작은 마을처럼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살듯 무수한 나무들이 모여 사는 조용한 마을이다. 나무들의 마을 처럼 사람사는 곳도 때론 좀 조용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머니가 계신 산은 백일홍과 소나무 주변의 아까시아 들이 참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야 산다. 어머님의 영역을 침범하면 미안하지만 내가 용서 않는다고 가끔 가서 미리미리 주의를 주기도 한다. 그런 나무들이 부모님의 친구가 되어 주는 둣하여 더욱 고맙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더 나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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