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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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지애
‘감당지애(甘棠之愛)’란 옛말이 있다.
중국의 《사기》 연세가(燕世家)에 보면 주나라 초기의 재상 소공(召公)이 임금의 명으로 산시(陜西)를 다스릴 때,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귀족에서부터 일반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적절하게 일을 맡김으로써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그는 지방을 순시할 때마다 감당나무 아래에서 송사를 판결하거나 정사를 처리하며 앉아서 쉬기도 했다. 그래서 소공이 죽자 백성들은 그의 치적을 사모하여 감당나무를 귀중하게 돌보았으며 ‘감당(甘棠)’이란 시를 지어 그의 공덕을 노래했는데, 《시경》 〈소남〉 〈감당〉 편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우거진 감당나무 자르지도 베지도 마소
소백님이 멈추셨던 곳이니
우거진 감당나무 자르지도 꺾지도 마소
소백님이 쉬셨던 곳이니
우거진 감당나무 자르지도 휘지도 마소
소백님이 머무셨던 곳이니
이후 감당은 목민관의 소명의식을 비유할 때 수없이 인용되었다. 그렇다면 감당(甘棠)은 실제 무슨 나무였던 것일까? 2천 년 전, 그것도 남의 나라 시가집에 나오는 감당이 오늘날 무슨 나무인지를 알아내는 일은 간단치 않다. 그런데 팥배나무의 한자 이름이 감당이며, 당이(棠梨), 두이(豆梨)라는 별칭이 있다. 《물명고》에도 한글 훈을 붙여 ‘파배’라고 했다. 이를 근거로 감당나무는 필자를 비롯하여 대부분이 팥배나무라고 번역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문헌과 일본 문헌 등을 참고하여 분석해보니, 감당나무는 간단히 팥배나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또 우리나라 이외에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감당나무를 팥배나무로 번역하지 않는다.
팥배나무의 중국 이름은 화추(花楸)로 감당과 관련된 이름을 갖고 있지 않다. 평범한 숲속의 보통 나무일 뿐, 팥배나무를 민가 근처에 일부러 심고 아껴야 할 귀중한 나무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수목지(中國樹木誌)》각주2) 를 살펴보아도 감당이란 특정 나무는 없으며, 감당의 다른 이름인 당이나 두이 등도 돌배나무나 콩배나무 등 배나무 종류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나무들은 열매를 식용하는 나무로서 이름으로 보나 쓰임으로 보나 팥배나무보다는 소공의 감당나무일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일부에서는 능금나무라는 의견도 제시하는 등 감당나무를 과일나무로 보는 견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무의 이런저런 특징 등을 고려해본다면 감당나무는 돌배나무 등 배나무 종류로 번역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까마귀밥나무 무리는 까치밥나무, 까막까치밥나무, 명자순 등 12종이 있다. 모두 까치밥나무속(Ribes)에 포함되는데, 공통적인 특징은 과즙이 들어 있는 열매라는 것이다. 우리와는 달리 서양 사람들은 이 열매를 식용으로 이용해 왔으며 가공식품으로도 쓴다. 이런 종류를 베리(berry), 혹은 커런트(currant)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구스베리(gooseberry, 서양까치밥나무)다. 구스베리는 우리 까마귀밥나무 열매보다 더 굵고, 열매는 붉거나 노랗게 익으며 새콤달콤한 맛이 있어서 날로 먹거나 잼을 만들기도 한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블루베리(blueberry)는 이름이나 열매모양이 까마귀밥나무 종류와 닮았지만, 진달래과의 산앵도나무 종류에 들어가는 별개의 나무다.
까마귀밥나무 종류는 송이풀과 함께 잣나무털녹병균이라는 병균을 옮기는 중간 기주(寄主)로 알려져 있다. 치명적인 병이므로 잣나무가 자라는 근처의 까마귀밥나무와 송이풀은 제거해주어야 한다.
여하간 요즘 스타필드 하남점포 앞쪽으로 팥배나무가 심겨저 팥알 크기 정도의 배모양 열매가 팥이 익은 모습으로 달려있는 것을 볼수가 있다. 아주 예쁘고 앙증맡다.배가 팥같고 팥이 배모양이다.아마도 스타필드점포 마다 설계자의 의도로 팥배나무가 심겨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무심는나무꾼의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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